바삭하게 구운 겉면, 달걀과 우유를 머금은 부드러운 속살, 그 위에 흐르는 메이플 시럽 한 줄기. 프렌치 토스트는 단순하지만 어떤 날은 그 무엇보다 위로가 되는 음식이에요. 특별한 재료가 없어도 평범한 식빵 한 장이면 충분하고, 만드는 과정도 간단하지만, 그 안에는 어릴 적 기억이나 여유로운 주말 아침처럼 각자의 이야기와 감성이 스며들어 있죠. 오늘은 이 소박한 아침 식사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의미로 불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어떻게 변화하며 사랑받고 있는지 함께 살펴볼게요. 마지막에는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어볼 수 있는 프렌치 토스트 레시피도 소개할게요.
1. 딱딱한 빵을 되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프렌치 토스트의 역사
프렌치 토스트는 이름만 보면 프랑스에서 유래한 음식처럼 들리지만, 그 기원은 훨씬 오래된 고대 로마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당시에는 '알리테리아 도룩타(Aliter Dulcia)'라고 불리는 음식이 있었는데, 이는 달걀과 우유에 빵을 적셔서 버터에 구워낸 형태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프렌치 토스트와 거의 흡사했죠. 이렇게 탄생한 조리 방식은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중세 시기에는 빵을 낭비하지 않기 위한 생활 지혜로 자리를 잡게 되었어요. 특히 유럽의 많은 가정에서는 하루 이틀 지난 딱딱한 빵을 달걀과 우유에 담가 부드럽게 되살려 먹는 방법으로 활용했는데, 여기에 설탕과 향신료를 더해 점차 디저트처럼 발전하기도 했죠. 15세기에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지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이 요리가 등장하고, 조리법도 조금씩 다르게 적용되었어요. 프랑스에서는 ‘페인 퍼뒤(Pain Perdu)’라고 불리며, ‘잃어버린 빵’이라는 뜻처럼 남은 빵을 활용한 음식이었고, 영국에서는 ‘에그 브레드’나 ‘저먼 토스트’로 불렸어요. 이렇게 각지에서 다양하게 발전해온 프렌치 토스트는 이후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가며 아침 식사의 상징처럼 자리 잡게 되었고, 오늘날엔 전 세계에서 각자 고유의 맛과 형태로 즐겨지는 요리로 자리 잡았어요. 오랜 시간 동안 이름은 달라졌지만, ‘빵을 재탄생시키는 따뜻한 기술’이라는 본질은 그대로 이어져온 셈이에요.
2. 프렌치 토스트는 왜 '프렌치' 토스트일까? 이름의 유래에 대해...
프렌치 토스트라는 이름은 의외로 프랑스 사람들에겐 낯설 수 있어요.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이 음식을 ‘페인 퍼뒤(Pain Perdu)’라고 부르고, 이는 ‘잃어버린 빵’ 또는 ‘낡은 빵’이라는 뜻이에요. 오래돼서 먹기 힘든 빵을 다시 맛있게 살리는 음식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죠. 그렇다면 ‘프렌치 토스트’라는 이름은 어디서 온 걸까요? 가장 널리 알려진 설 중 하나는 18세기 미국의 한 요리사가 이 요리를 대중화하면서 프랑스식이라는 의미를 붙였다는 이야기예요. 그 당시 프랑스 요리에 대한 인식이 세련되고 고급스럽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이름에 ‘프렌치’를 붙이면 더 품격 있게 보인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이처럼 실제 기원이 꼭 프랑스와 관련 없더라도, 문화적 이미지나 소비자 인식을 고려해 붙여진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죠. 또 흥미롭게도 프렌치 토스트는 나라에 따라 이름이 전혀 다르게 붙여져요. 영국에서는 ‘에그 브레드’, 스페인에서는 ‘토르티야 데 파네’, 독일에서는 ‘아머 리터’, 홍콩에서는 ‘사이 도 시’라고 불리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조리되거나 먹는 시간이 달라지기도 해요. 결국 ‘프렌치 토스트’라는 이름은 단순한 국적 표시가 아니라, 음식에 담긴 정서나 이미지, 그리고 당시에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싶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문화적 결과물이에요.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프렌치 토스트는 그 이름만큼이나 풍부한 이야기를 품고 있죠.
3. 세계 각국에서 프렌치 토스트는 어떻게 현지화되었을까요?
프렌치 토스트는 전 세계로 퍼지면서 각 나라의 식문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되고, 때로는 완전히 다른 음식처럼 느껴질 만큼 개성이 생겼어요.
미국에서는 메이플 시럽과 버터를 얹고, 때로는 바나나, 베리류, 생크림까지 곁들여 디저트처럼 즐겨요. 달콤하고 풍성한 조합 덕분에 브런치 메뉴로도 인기가 높죠.
반면 프랑스의 ‘페인 퍼뒤’는 조금 더 클래식한 형태로, 두꺼운 바게트를 사용하고, 버터와 설탕으로 마무리한 후 간단하게 과일이나 시럽을 곁들이는 식이에요.
영국에서는 ‘에그 브레드’라고 불리며, 설탕보다는 소금이나 허브를 살짝 넣어 짭짤한 아침 식사로 먹기도 하고, 구운 베이컨과 곁들이는 경우도 있어요.
아시아로 오면 더욱 다양해지죠. 홍콩에서는 프렌치 토스트를 튀긴 다음 땅콩버터를 속에 넣고, 위에는 버터 한 조각과 연유를 듬뿍 뿌려 내는 ‘홍콩식 사이 도 시’가 있어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강렬하게 달콤한 맛이 특징이에요.
일본에서는 두껍고 폭신한 식빵을 사용해 ‘훗토케키 풍 프렌치 토스트’가 인기를 끌고 있고, 우유와 생크림을 섞은 배터로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강조하죠.
한국에서도 카페 문화와 함께 다양한 프렌치 토스트가 생겨났는데, 달콤한 버전뿐만 아니라 에그 베네딕트나 샐러드를 곁들인 브런치 메뉴로도 자주 활용돼요. 때로는 고구마 크림이나 팥앙금처럼 한식 재료를 더해 이색적인 변형도 가능하죠.
이렇게 프렌치 토스트는 어디서든 현지의 맛과 재료, 취향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는 유연한 음식이에요. 그래서 어떤 나라에서 먹든, 그 위에 얹어진 감성만큼은 언제나 따뜻하고 편안하죠.
4. 아침에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프렌치 토스트 레시피
프렌치 토스트는 만드는 과정이 단순하면서도, 그 안에 다양한 변주를 줄 수 있어 매력적이에요. 기본적으로는 두껍게 자른 식빵이나 바게트를 준비하고, 달걀과 우유, 설탕 약간을 넣은 배터를 만들어요. 계피가루를 살짝 넣으면 향이 살아나고, 바닐라 추출물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한층 더 부드럽고 풍미 있는 맛이 나요. 식빵을 배터에 충분히 적셔야 하는데, 이 때 시간을 오래 잡고 식빵에 계란물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두는 것이 포인트에요. 이후 달군 팬에 버터를 녹여 중약불에서 천천히 구워내면 돼요. 겉은 노릇하게, 속은 촉촉하게 익히는 게 포인트죠. 굽고 나면 위에 메이플 시럽을 살짝 뿌리고, 원하는 과일이나 크림을 곁들이면 금세 근사한 브런치가 완성돼요. 바쁜 아침에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을 때 간단히 즐기고 싶다면 버터와 꿀만으로도 충분하고, 짭짤한 조합을 원한다면 치즈나 햄을 속에 넣은 ‘세이보리 토스트’로 변형해도 좋아요. 오븐에 넣어 더 촉촉하게 구워내는 방식도 있고, 아이스크림을 얹어 디저트처럼 즐기는 것도 가능하죠. 중요한 건 시간과 마음이에요. 급하게 굽기보다 천천히 식빵 속까지 열이 스며들도록 익히고, 먹는 이의 취향에 따라 토핑을 조절하는 과정 자체가 프렌치 토스트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특별한 재료 없이도 정성과 감성을 담을 수 있는 음식이니, 바쁜 날엔 마음을 다독이는 한 끼로, 여유로운 날엔 취향을 가득 담은 한 접시로 즐겨보면 어떨까요?
프렌치 토스트는 단순한 빵 요리를 넘어, 식탁 위의 따스한 기억이 되는 음식이에요. 오래된 빵 한 장에 시간과 감정을 더해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는 그 방식은,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도 닮아 있어요. 오늘 하루도 부드럽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한 조각의 프렌치 토스트가 함께해주기를 바래요.